존재에 대해 경제능력이나 양적인 요소들로만 가차 없이 평가하는 시스템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질적인 가치를 봐줄 수 있는 다른 평가방식을 절실히 원한다. 이러한 평가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표적으로 사랑이다. 알랭 드 보통은 이러한 사랑에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더불어, 그의 저서 '사랑의 기초'는 사랑에 대한 그의 통찰력을 대표하는 책이다.
"그는 엘로이즈(아내)가 그런 행동을 그만두라고 말한적도 없는데 그녀가 원하리라고 믿는 자신의 모습, 올곧은 인간의 이미지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검열해야 할 것만 같았다"라는 구절은 그의 통찰력을 잘 나타낸다. 사랑은 나에서 너로 기준을 이동하게 할 만큼의 큰 힘을 가진다. 사랑을 경험한 우리의 모든 관심과 집중이 그/그녀에게로 향하는 경험은 보편적이다. 사랑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식의 흐름을 글로 표현한 부분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편 그는, 사랑의 단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인간은 사랑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간은 사랑을 통해 외로움을 온전히 극복할 수 없다. 사랑을 하더라도 본질적인 인간의 외로움을 모두 채울 순 없기 때문이다. 모든것을 채워줄 수 없는 사랑에 전적으로 의존해 외로움을 달래려고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닐까?
알랭 드 보통은 사랑에 대한 환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인연이라면 노력하지 않아도 잘 지낼 것이라는 환상 말이다. 우리의 문화는 사랑도 믿고 일도 믿지만 사랑을 위한 일의 가치는 믿지 않는다. 사랑을 운명적인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운명적인 사랑은 없다. 운명적이지 않다고 해서 사랑의 의미가 변색되는 것은 아니다. 운명 같은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사랑을 위해 우리는 서로를 위한 사랑의 기초를 세우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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